원주시노인종합복지관 '생명 숲 100세 힐링센터' 교육
요리·정리수납·악기·건강체조 등 교육 프로그램 진행
교육 관계자 "노인들을 집 밖으로 나오게 하는 디딤돌"
홀로 사는 황모(82) 어르신은 매 끼니가 골치다. 최근 아내와 사별한 후, 아내가 차려주던 삼시 세끼 밥상까지 사라졌기 때문이다. "자식들이 한 번씩 반찬을 해다 주는데 그것도 자식들한테 못할 일"이라던 어르신은 올 초 노인복지관 요리 수업에 참여한 후 "이제 혼자 밥도 하고 두부조림까지 할 수 있게 됐다"라며 부쩍 자신감을 보였다.
최근 원주시노인종합복지관이 진행한 '생명 숲 100세 힐링센터(이하 힐링센터)'가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힐링센터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독거노인 등 취약층의 일상생활 자립을 위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전국 17곳에서 '생명 숲 100세 힐링센터'를 운영해 홀로 사는 남성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를 돕고 있다. 도내에서는 원주시노인종합복지관이 유일하게 선정돼 지난 2021년부터 요리와 정리수납, 악기, 건강체조 등 다채로운 교육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올해는 총 30명의 어르신이 지난 2월부터 5개월간 참여해 지난 19일 교육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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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숲 100세 힐링센터' 프로그램 1기 참가자들.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를 배우는 모습이 매우 진지해 보인다. |
15명씩 2개 반으로 나눠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에서 인기는 단연 요리 수업이었다. 난생처음 앞치마를 두른 어르신들은 오이·호박 등 재료 써는 법부터 김치 볶음, 두부조림 등 간단한 반찬 조리법을 배웠다. 적정한 밥물 양을 맞추는 법부터 신선한 재료 고르는 법까지 세세하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르신들이 하기 쉬운 간단한 레시피를 공유하는가 하면 요리 수업 중 만든 반찬은 각자 가정에 가져가도록 해 어르신들의 식사 고민까지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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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가자 어르신들이 체력 증진 교실에 참여해 요가 등 건강 체조를 배우고 있다. |
살림살이 노하우가 부족한 남성 어르신들에겐 정리수납 교육도 만족도가 높았다. 해당 교실에서는 색깔·계절별 옷장 정리법부터 간이 수납장을 활용한 쉬운 정리법 등을 공유했다. 건강한 노후 생활을 위한 건강 증진 교실, 요가 교실을 비롯해 스마트폰 활용 교육도 제공해 어르신들 실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이다.
특히 힐링센터 미술 교실에서는 어르신들이 그림을 통해 자신들의 감정을 표현해내는 시간도 마련됐다. 최근에는 '나의집', '나의 고향' 등을 표현한 어르신들의 그림 작품이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전시되며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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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숲 100세 힐링센터'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그린 작품. |
참가자 김 모(90) 어르신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위축됐는데, 복지관에 나와 새로운 걸 배우고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들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며 "기회가 된다면 또 참여하고 싶다"고 만족해했다.
원주시노인종합복지관 관계자는 "노인들이 혼자 살게 되면서 집안에 고립되고 고립이 결국 노인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힐링센터 프로그램은 노인들을 집 밖으로 나오게 하는 디딤돌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힐링센터는 원주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남성 독거노인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며 "하반기에도 많은 어르신들이 함께해 일상생활에 활력을 되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766-0602(원주시노인종합복지관)
남미영 기자 onlyjh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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